이전 글에서 공장 폐열을 쓰는 대표적인 방법 여섯 가지를 살펴봤습니다. 그리고 여섯 가지 모두 공통점이 있었습니다. 폐열은 나오는 즉시 써야 하고, 그때 쓸 곳이 없으면 그대로 버려진다는 점입니다.
폐열이 버려지는 이유는 대부분 “시간”
예를 들어 가열로의 폐열은 오전에 나오는데, 스팀은 오후 세척 공정에서 필요하다고 해 봅시다. 시간이 맞지 않으면 오전의 폐열은 그대로 버려지고, 오후의 스팀은 연료 보일러를 때서 만들어야 합니다.
이 어긋남을 푸는 방법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. **쓸 곳과 시간을 맞추거나, 담아 두었다가 쓰는 것(폐열 저장)**입니다.
① 생산 일정 조정 — 열이 나오는 시간을 옮긴다
폐열이 나오는 공정과 열을 쓰는 공정의 가동 시간을 겹치게 맞추는 방법입니다. 따로 설비를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. 다만 생산 계획 전체를 움직여야 해서, 납기나 인력 사정에 따라 늘 가능하지는 않습니다.
② 주변 시설에 공급하기 — 필요한 곳에 보낸다
1편에서 본 직접 공급을, 시간이 맞지 않을 때의 해법으로 쓰는 방법입니다. 우리 공장에서 지금 쓸 곳이 없다면, 같은 시간에 열이 필요한 다른 공장이나 지역난방망으로 보냅니다. 덴마크 칼룬보르에서는 1972년부터 한 지역의 기업들이 물과 에너지, 자재를 서로 주고받고 있습니다. 다만 열을 받아 쓸 곳이 가까이 있어야 하고, 배관을 깔고 계약을 맺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.
③ 온수 축열조 — 물에 담아 둔다
물을 데워 큰 탱크에 담아 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방법입니다. 구조가 단순하고 물이 싸서 오래 검증된 방식이지만, 대기압에서는 물이 100°C를 넘지 못해 난방이나 급탕처럼 온도가 낮은 용도에 주로 맞습니다.
④ 스팀 어큐뮬레이터 — 스팀으로 담아 둔다
압력 용기에 고압의 뜨거운 물을 담아 두었다가, 압력을 낮춰 스팀을 뽑아내는 방법입니다. 1930년대부터 쓰여 온 장치로, 스팀이 필요한 공정에 바로 쓸 수 있습니다. 다만 스팀을 꺼낼수록 용기 안의 압력이 낮아져서, 나오는 스팀의 압력도 점점 떨어집니다.
⑤ 열배터리 — 열로 담아 둔다
폐열을 저장 매체에 담아 두었다가, 필요한 시간에 그 열로 스팀이나 뜨거운 공기를 만드는 방법입니다. 물보다 높은 온도까지 다룰 수 있어 고온 공정에도 쓸 수 있습니다. 다만 저장 방식에 따라 꺼낼수록 나오는 온도가 떨어지기도 해서, 공정이 일정한 온도를 요구한다면 이 점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.
우리 공장에는 무엇이 맞을까
다섯 가지 가운데 무엇이 맞는지는 세 가지 질문으로 좁혀 볼 수 있습니다.
- 생산 일정을 바꿀 수 있는가? 바꿀 수 있다면 설비 없이 해결되는 ①이 먼저입니다.
- 근처에 같은 시간에 열이 필요한 곳이 있는가? 있다면 ②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.
- 필요한 열이 몇 도인가? 앞의 두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을 때 저장을 고르는데, 난방이나 급탕이라면 ③, 스팀이라면 ④나 ⑤, 그보다 높은 온도라면 ⑤가 후보가 됩니다.
결론
바로 쓰지 못하는 폐열도 버릴 필요는 없습니다. 쓸 곳과 시간을 맞추거나, 담아 두었다가 쓰면 됩니다. 어떤 방법이 맞는지는 공장의 일정과 주변 시설, 그리고 필요한 열의 온도에 따라 달라집니다.
GIGAette가 개발하는 IsoTES®는 그중 저장을 맡는 정온 열에너지 저장 시스템으로, 저장한 열을 꺼내는 동안에도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.
우리 공장의 폐열에 어떤 방법이 맞을지 함께 짚어보고 싶으시다면 기술 미팅을 신청해 주세요.
출처
- Kalundborg Symbiosis — 공식 사이트 — 1972년부터 이어진 산업 공생, 참여 기업 간 물·에너지·자재 교환
- Steam accumulator comprising a latent heat accumulator and a steam thermocompressor — US Patent 10190443 — 루스(Ruths)식 스팀 어큐뮬레이터는 방전할수록 압력이 떨어지는 변압식 저장
- Chemical Engineering Transactions Vol. 70 (2018), p.357 — AIDIC — 1930년대부터 쓰인 루스식 스팀 어큐뮬레이터
- 대표 이미지: Mikhail Ilin / Unsplash (색 보정)
